경상남도 진주시. 직접 가 보기 전까지만 해도 논개와 촉석루, 김시민 장군과 진주성 전투로만 기억되고 있던 도시였다. 아, 또 하나 청춘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군사훈련의 추억이 있는데 바로 공군교육사령부가 그것이다. 공군 나온 사람들은 모두 진주를 자신의 인생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곳으로 기억 하기도 하겠다.
진주는 진주성과 촉석루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물론 가을에 열리는 등 축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거야 지자체가 도시를 알리기 위해 만든 이벤트일 뿐이다. 진주성과 촉석루는 진주의 모든 것이라고 할 만 하다. 여름 장마의 영향으로 전날 비가 많이 내려 진주 남강의 수위가 꽤 높아져 있다. 물살도 빨라 색깔도 흙탕물이다. 맞은편에서 촉석루와 진주성 동문을 함께 담아 보았다.
진주성 관람을 위한 입구가 세 군데 있다. 북문, 동문, 서문. 그 중 북문의 모습이다. 북문과 동문이 가깝고 서문은 조금 떨어져 있다. 그렇다고 아주 멀리 떨어져 걷기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걸어서도 충분히 진주성 외벽을 따라 동문에서 북문을 지나 서문까지 갈 수 있다.
진주성에 들어서면 논개가 목숨을 바친 촉석루가 바로 보인다. 아, 물론 서문으로 들어가면 서장대와 호국사가 바로 있다. 동문이 촉석루와 제일 가깝다. 촉석루에 올라가 바람을 잠시 쐬고 바로 논개가 왜장을 안고 강물로 뛰어 들었다는 곳으로 내려 갔다. 지금도 아찔한 그대로의 모습이다. 사진은 조금 윗 부분이고, 실제로 논개가 강물로 뛰어 든 곳은 완전히 강물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아래로 내려 가면 논개의 절개를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맞은 편 공원에서 찍은 사진인데, 오른 쪽이 동문이고 왼쪽이 촉석루이다. 조금 확대해서 보면 아래 사진과 같다. 진주성 안에도 볼 것도 많고, 꽤 공간이 넓었다. 다 걷지 못했고 사진으로 다 담지도 못해 아쉬웠다. 역사의 현장에 서고 보니 왜란때 진주 백성들의 전투 모습이 머리에 그려지다시피 했다.
진주에서 제일 특이하게 본 장면이다. 진주도 인구 30만의, 지방도시로는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의 도시이다. 중소도시라고 하기엔 분명히 크다. 그런데 이 정도 규모의 도시에서 매일 아침 새벽 시장이 열렸다. 사진을 찍던 시간이 오전 8시경인데, 이 때도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고 있었다. 물건을 대고, 물건을 나르고, 물건을 파는...재래시장 그대로의 풍경이 매일 펼쳐지는 게 신기했다. 덩달아 주변 교통체증이 살짝 있었지만 외지인으로서는 참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 그 보다는 교통체증이 오히려 구경을 도와주고 있었다.
난 생 처음 진주란 곳에 다녀 왔다. 왠만해선 가 보기 힘든 곳이긴 했지만, 다시 가 보고 싶을 만큼 볼 것도 먹을 것도 많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정말 남북으로 진주를 가르는 남강의 경치는 서울의 한강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고즈넉하고 여유가 느껴지는 도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도시, 진주는 그렇게 그 자리에 오늘도 머물고 있다.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며.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한산성을 걷다 (0) | 2014.09.05 |
---|---|
울도라는 섬 (0) | 2014.08.03 |
진주 전통 냉면, 하연옥 (0) | 2013.08.06 |
진주 중앙시장 내 제일식당(해장국) (0) | 2013.08.05 |
진주 중앙시장 내 천황식당(육회비빔밥, 석쇠불고기) (0) | 2013.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