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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강화나들길에서 만난 백범 김구 고택


오른쪽이 강화도령 '철종'이 살던 집을 복원한 용흥궁




고려궁지, 용흥궁, 강화성공회성당, 강화산성 등 무수히 많은 역사 유적지를 보며 걸을 수 있는 강화나들길. 이 길을 걷다 만나는 뜻밖의 만남. 강화산성 남문 앞 골목에 눈에 띄는 고택이 있습니다.


대문만으로도 이 집이 얼마나 오래된 집인지 세월의 흔적을 짐작할 수 있지요.




입구에 '백범 김구 선생과 강화도와의 인연'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이건 뭐지?'하며 들어가 봤더니, 글쎄 백범 김구 선생이 한 때 머물던 집이라고 하네요. 이 집은 '황부자집'이라고 불리던 강화에서 나름 부자집이었답니다. 아기자기한 문양도 새겨 넣었고 창문 밖에 발코니 형식도 눈에 띕니다. 아마도 전통 한옥 양식에 외국 건축 양식을 접목해 지었던 것 같습니다.









이 집과 김구 선생의 인연은,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할 때 잠시 강화로 피신을 오게 되었는데 바로 당시 머물던 집이 이 집이었다고 합니다. 포토존의 사진을 보면 이 집 앞마당에서 김구 선생이 많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이 사진은 김구 선생이 독립 이후에 강화를 다시 찾았을 때 찍은 것이라고 합니다.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피신을 하게 된 사진을 돌봐 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러 왔었을 텐데요, 안타깝게도 김구 선생을 도와 준 분은 돌아가시고 없었고 대신 그 자식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다고 전해지더군요.



섬인 강화도의 거센 바람을 피하기 위해서 였을까요? 불을 때는 아궁이가 이렇게 반지하 형태로 들어가 있는 것이 독특함을 더해 줍니다.





지금은 '황부자'도 없고 '김구 선생'의 흔적도 사진으로 밖에 추억할 수 없지만, 아무튼 민족의 운명을 늘 함께 했던 강화와 백범 김구 선생의 고뇌를 엿보고 공감해 볼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이런 고택이 여전히 잘 보존되고 있는 점이 놀아웠구요. 강화나들길을 걷는 재미를 한층 더 해 줄 '백범 김구 고택'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